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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계단을 내려가야 하는데.... > 살며 생각하며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야 하는데....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23-01-13 03:53:25
조회수
266

"오늘아침 꿈을 꾸었는데 내가 책 수십여권을 한팔에 들고 눈길을 걸어가고 있었어...

왜 묶어서 들면 편할텐데 그러지않았는지 모르지만 책이 많아서 주체를 못하고 목적지를 향해 걷는데 그곳은 멀고 먼 그곳.

아마 2봉장이었는지 청소년시절에 잠깐 있었던 왕등도였는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눈에 고립되었어도 그곳은 꼭 가야 하는곳이었거든...

그렇게 힘든 걸음을 하는데 수백계단의 가파른 계단이 앞에 나온거야...

누군지는 모르지만 뒤에는 어떤 아줌마가 따라오고 있었고 그 아줌마도 그 계단을 내려가야 하는것같더라구..

급경사의 계단에 발목이 덮일만큼의 눈이라니......

천만다행히도 그때 위에서인지 아래서인지 빨간 황토흙이 계단에 골고루 흩뿌려지더니 아, 이젠 힘은 들겠지만 내려갈수는 있겠다 싶더라구..."

그런데 뒤에 따라오던 모르는 아줌마는 누구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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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며칠 날씨가 따뜻합니다.

항상 설날즈음이면 날씨가 풀리기는 하지만 올해는 유난히도 일찍 풀린 날씨에 꿀벌들의 산란도 빨라질테니 거기에 맞춰 대응해야 하기에 우리들의 몸도 마음도 바빠집니다.

4줄의 벌통중 2줄은 그야말로 힘들게 마쳤고 2줄이 남았는데....

전열판 넣고 연결하고 소비한장을 밖으로 꺼내고 진드기약재를 소비사이사이에 살포하고 여왕이 붙어 있는 소비를 찾아 한쪽으로 옮긴후 꿀벌들이 먹을 물병을 넣고....

소비위에는 화분떡을 올리고 습도와 온도유지를 위해 비닐을 덮은후 개포를 덮고 그위에 보온솜을 또 덮은후 마지막으로 벌통을 닫습니다.

마눌은 뚜껑을 열고 화분떡과 물병을 준비하고 제가 나머지 작업을 마치면 개포,보온솜,뚜껑을 덮는 과정을 반복하는데 이 때의 일이 가장 번거롭습니다.

여왕이 쉽게 눈에 띄지않으면 시간이 많이 걸리고 해야 할 일들이 많다보니 약재살포를 까먹기도 하고 물병을 까먹기도 하고 전열판을 까먹기도 하고...


정신을 집중해야 하지만 이 작업이 정신을 집중할만큼의 어려운일이 아니고보니 머리속에서는 자꾸 잡념이 생기는데...

쥔장: 이거 약 쳤나?
마눌: 물병넣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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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쌓이는 눈...이때까지만 해도 벌통을 덮은 까만 보온솜이 보입니다.



지난가을 11월까지의 줄기찬 노력은 재작년가을에 버금가는 최상급의 군세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한가지 실수...

내년이면 40년...

오만가지의 수를 다 겪었으니 이제 그 어떤 상황이 와도 대처가 가능하다고 자만했던것인지...

원인이 되었던 그 것은 여름에나 가을과 달리 초겨울인 11월에는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또 한가지 피해원인은 눈...

눈 내린후의 햇볕은 꿀벌들에게 최악의 피해를 발생시킵니다.

아마도 눈에 반사된 자외선에 자극을 받는것인지 눈내린후의 햇볕이 나면 아무리 벌통앞을 가려도 꿀벌들은 귀신같이 알고 쏟아져 나오는데 바깥은 차가운 영하의 날씨...

하늘을 날던 꿀벌들은 금새 온몸이 굳어 눈위에 주저앉으니 마치 온 눈밭에 팥을 뿌려놓은듯 합니다.

정읍을 조금만 벗어나 이웃인 김제만 가도 폭설은 덜하니 눈이 많이 오는 정읍은 봄벌기르기에 최악인 조건이었고 

그렇게 올해의 폭설로 이미 봄벌기르기는 고전이 예정되어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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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쌓이는 눈에 벌통이 안보이기를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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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부족이 염려되어 들쳐보았더니 산소부족보다 눈의 보온효과가 더 무서운상황이 되었군요.

강군 벌들의 체열이 환기가 안돼 발산이 안되어 더위를 느낀 꿀벌이 벌통밖으로 나와 뭉쳐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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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랴 부랴 눈을 치워주고....

4줄의 벌통위에 쌓인 눈을 치우고 꿀벌들은 눈밭에 쏟아져나와 추풍낙엽처럼 떨어지고...


그런데 

하루 한줄씩 앞서 마친 2줄의 벌들에 이어 이날은 3번째 줄 작업을 하면서 아침에 마눌과 나눈 꿈의 의미를 알수 있었습니다.

한탄속에 마친 2줄과는 달리 나머지 두줄은 의외로 상태가 좋았으니 급경사 내리막에 뿌려진 황토흙....

힘들지만 무사히 내려갈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그 황토흙...

그건 하늘이 무너져도 솓아날 구멍은 있으니 너무 실망하지 말라는 의미였군요.


3재라는게 있는데 올해는 용띠인 마눌도 삼재

쥐띠인 저도 삼재...

내년까지도 이어진다는 삼재....

그렇지만 급경사 계단에 뿌려진 황토흙을 생각하면서 이겨내야겠습니다.

인생이란 잘풀릴때도 있고 어려울때도 있고

항상 잘풀리면 자만하고 세상을 우습게 여기게 될테니 

만약 삼재라는게 있다면 좀 더 겸손하라는 신의 경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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